천도교경전-용담유사

흥 비 가 (興比歌)

포덕광제 2024. 3. 1. 21:46

시운(詩云) 벌가벌가(伐柯伐柯)하니 기측불원(其則不遠)이라

내앞에 보는것을 어길바 없지마는

이는도시(都是) 사람이오 부재어근(不在於 )이로다

목전지사(目前之事) 쉬이알고 심량(心量)없이 하다가서

말래지사(末來之事) 같잖으면 그아니 내한()인가

이러므로 세상일이 난지이유이(難之而猶易)하고

이지이난(易之而難)인줄을 깨닫고 깨달을까


명명(明明)한 이운수(運數)는 다같이 밝지마는

어떤사람 저러하고 어떤사람 이러한지

이리촌탁(忖度) 저리촌탁(忖度) 각각(各各)명운 분명하다

의아(疑訝)있는 그사람은 천고청비(天高聽卑) 그문자(文字)

궁사멱득(窮思覓得) 하여내어 제소위(所謂) 추리라고

생각나니 이뿐이오 그런고로 평생소위(平生所爲)

일변(一邊)은 교사(狡詐)하고 일변은 가소로다

한울님이 높으시나 청비문자(聽卑文字) ()을내서

말은비록 아니하나 심사(心思)를 속여내어

이운수(運數)가 어떠할지 탁명(托名)이나 하여보자

모든친구(親舊) 유인(誘引)하여 흔연대접(欣然待接) 하는듯다

아서라 저사람은 네가비록 암사(暗詐)하나

한울님도 모르실까 그중()에 몰각자(沒覺者)

조석지우(朝夕之憂) 있지마는 없는것 구()해가며

온포지공(溫飽之供) 착실(着實)하여 소위통정(所謂通情) 하는말이

성운성덕(盛運盛德) 우리도유(道儒) 여사애당(如斯愛黨) 하거니와

심지상통(心志相通) 아니할까 묻잖는 그말이며

()찮은 그소리를 툭툭털어 다하자니

그모양(貌樣) 오작할까 교사(狡詐)한 저사람은

좋은듯이 듣고앉아 중심(中心)에 하는말이

내복()인가 내복인가 열세자가 내복()인가

어찌이리 좋은운수(運數) 그때부터 없었는고

영험(靈驗)되고 좋은말은 귀밖으로 다버리고

그중()에 불미지사(不美之事) 달게듣고 모아내어

흉중(胸中)에 가득하면 마지못해 떠나가니

삼복염증(三伏炎蒸) 저문날에 소리하고 오는짐승

귀에와서 하는거동 정분(情分)도 있는듯고

이세상 풍속(風俗)됨이 음해(陰害)가 주장(主張)이라

통기(通寄)하고 오자하니 의심(疑心)없이 앉았다가

말초(末梢)에 해()가미쳐 막지기단(莫知其端) 아닐런가

이웬일고 이웬일고 먼저우는 그짐승은

해아지심(害我之心) 두게되면 소리하기 뜻밖이요

이웬일고 이웬일고 아무려나 살펴보자

적은듯 기다리니 그놈자취 분명(分明)하다

지각(知覺)없다 지각없다 이내사람 지각없다

저건너 저배나ᇚ에 배가어찌 떨어져서

만단의아(萬端疑訝) 둘즈음에 가마귀 날아가서

즉시파혹(卽時破惑) 하였더니 지각(知覺)없다 지각없다

이내사람 지각없다 백주대적(白晝大賊) 있단말을

자세히도 들었더니 지각없다 지각없다

이내사람 지각없다 포식양거(飽食揚去) 되었으니

문장군(蚊將軍)이 너아니냐


그중()에 현인달사(賢人達士)

내말잠깐 들어보소 합기덕(合其德) 알았으니

무위이화(無爲而化) 알지마는 그러나 자고급금(自古及今)

사사상수(師師相授) 한다해도 자재연원(自在淵源) 아닐런가

일일이 거울해서 비야흥야(比也興也) 하였으니

범연간과(凡然看過) 하지말고 숙독상미(熟讀嘗味) 하였어라


칠팔세(七八歲) 글을배워 심장적구(尋章摘句) 하여내어

청운교 낙수교에 입신양명(立身揚名) 할마음은

사람마다 있지마는 깊고깊은 저웅덩에

진심갈력(盡心竭力) 지은글을 넣고나니 허무(虛無)하다

천수(遷授)만 바라다가 많고많은 그사람에

몇몇이 참예(參預)해서 장악원(掌樂院) 대풍류(大風流)

삼일유가(三日遊街) 기장(奇壯)하다 이일저일 볼작시면

허무(虛無)하기 다시없어 아니가자 맹세(盟誓)해도

내운수(運數) 내가몰라 종종이 다니다가

이내마음 마칠진댄 그아니 운수런가


원처(遠處)에 일이있어 가게되면 내가이()

아니가면 해()가되어 불일발정(不日發程) 하다가서

중로(中路)에 생각하니 길은점점(漸漸) 멀어지고

집은종종 생각나서 금()치못한 만단의아(萬端疑訝)

배회노상(徘徊路上) 생각하니 정녕(丁寧)히 알작시면

이걸음을 가지마는 어떨런고 어떨런고

도로회정(回程) 하였더니 저사람 용렬(庸劣)하고

글네자 밝혀내어 만고사적(萬古事蹟) 소연(昭然)하다

아홉길 조산(造山)할때 그마음 오작할까

당초(當初)에 먹은생각 과불급(過不及) 될까해서

먹고먹고 다시먹고 오인육인(五仞六仞) 모을때는

보고나니 자미되고 하고나니 성공(成功)이라

어서하자 바삐하자 그러그러 다해갈때

이번이나 저번이나 차차차차 풀린마음

조조해서 자주보고 지질해서 그쳤더니

다른날 다시보니 한소쿠리 더했으면

여한(餘恨)없이 이룰공()을 어찌이리 불급(不及)한고

이런일을 본다해도 운수는 길어지고

조가튼 잠시로다 생각고 생각하소


연포(連抱)한 좋은나ᇚ이 두어자 썩었은들

양공(良工)은 불기(不棄)라도 그말이 민망(憫惘)하다

장인(匠人)이 불급(不及)하여 아니보면 어찌하리


그말저말 다하자니 말도많고 글도많아

약간(若干)약간 기록(記錄)하니 여차(如此)여차 우여차(又如此)

이글보고 저글보고 무궁(無窮)한 그이치(理致)

불연기연(不然其然) 살펴내어 부야흥야(賦也興也) ()해보면

글도역시(亦是) 무궁(無窮)하고 말도역시 무궁이라

무궁히 살펴내어 무궁히 알았으면

무궁한 이울속에 무궁한 내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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