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빈낙도 3

권 학 가 (勸學歌)

노류한담(路柳閑談) 무사객(無事客)이 팔도강산(八道江山) 다밟아서 전라도(全羅道) 은적암(隱寂庵)에 환세차(換歲次)로 소일(消日)하니 무정(無情)한 이세월(歲月)에 놀고보고 먹고보세 호호망망(浩浩茫茫) 넓은천지 청려(靑藜)를 벗을삼아 일신(一身)으로 비겨서서 적세만물 하여보니 무사한 이내회포(懷抱) 부칠곳 바이없어 말로하며 글을지어 송구영신(送舊迎新) 하여보세 무정(無情)한 이세월(歲月)이 어찌이리 무정한고 어화세상 사람들아 인간칠십(人間七十) 고래희(古來稀)는 만고유전(萬古遺傳) 아닐런가 무정한 이세월을 역력(歷歷)히 헤어보니 광음(光陰)같은 이세상에 부유(蜉蝣)같은 저인생(人生)을 칠십평생(七十平生) 칭찬(稱讚)하여 드물희(稀)자 전(傳)탄말가① 어화세상 사람들아 만고풍상(萬古風霜) 겪은손이 노래한장..

도 수 사 (道修詞)

광대(廣大)한 이천지(天地)에 정처(定處)없이 발정(發程)하니 울울(鬱鬱)한 이내회포(懷抱) 부칠곳 바이없어 청려(靑藜)를 벗을삼아 여창(旅窓)에 몸을비겨 전전반측(輾轉反側) 하다가서 홀연(忽然)히 생각하니 나도또한 이세상에 천은(天恩)이 망극(罔極)하여 만고(萬古)없는 무극대도(無極大道) 여몽여각(如夢如覺) 받아내어 구미용담(龜尾龍潭) 좋은풍경(風景) 안빈낙도(安貧樂道) 하다가서 불과일년(不過一年) 지낸후에 원처근처(遠處近處) 어진선비 풍운(風雲)같이 모아드니 낙중우락(樂中又樂) 아닐런가① 이내좁은 소견(所見)으로 교법교도(敎法敎道) 하다가서 불과일년(不過一年) 지낸후에 망창(茫蒼)한 이내걸음 불일발정(不日發程) 하자하니 각처(各處)의 모든벗은 편언척자(片言隻字) 바이없고 세쇄사정(細𤨏事情) 못미치니 ..

교 훈 가 (敎訓歌)

왈이자질(曰爾子姪) 아이들아 경수차서(敬受此書) 하였어라 너희도 이세상에 오행(五行)으로 생겨나서 삼강(三綱)을 법(法)을삼고 오륜(五倫)에 참예(參預)해서 이십(二十)살 자라나니 성문고족(盛門高族) 이내집안 병수(病祟)없는 너의거동(擧動) 보고나니 경사(慶事)로다 소업(所業)없이 길러내니 일희일비(一喜一悲) 아닐런가① 내역시(亦是) 이세상(世上)에 자아시(自兒時) 지낸일을 역력(歷歷)히 생각하니 대저인간(大抵人間) 백천만사(百千萬事) 행(行)코나니 그뿐이오 겪고나니 고생(苦生)일세 그중(中)에 한가지도 소업성공(所業成功) 바이없어 흉중(胸中)에 품은회포(懷抱) 일소일파(一笑一罷) 하온후에 이내신명(身命) 돌아보니 나이이미 사십(四十)이오 세상풍속(世上風俗) 돌아보니 여차여차(如此如此) 우여차(又如此)라..